2015

유현 遺㻹: 남겨진 틈 remaining crevice

@ BANJUL-SCHALE, SEOUL, Korea





풍수지리적으로 완벽해, '서울'이라 칭해진 공간은
이제 높은 건물이 빽빽히 들어서 산수가 벽 사이사이로나 보이는 풍경을 가지게 되었다.
벽들이 품고 있는 숨가쁜 일상은 길거리에 아우성을 피며 전단지의 형태로 떨어져 있다.
그 풍경조각들로, 그들 스스로가 가리고 지워버린 이 공간의 모습을 다시 만들어 보았다.








아는 듯 알지 못하는 이 빌딩 미로 속에서
무작정 마음이 정해주는 방향으로 걸어보았다.
많은 이야기들이 스쳐지나간다.
바닥에 움푹움푹 파인 디딤 자국이 시간의 흔적을 말해주고,
사담은 귓등으로 듣는 오랜 메아리가 되어 공기 중에 이리저리 맴돌고 있다.
바쁜 풍경들을 품은 앞뒤양옆 높이 솟은 벽들을 차례로 지났다.
지금과 여기가 수많은 발구름의 무게에 힘겨워하는 땅의 떨림으로 흩어져버린 조각처럼,
서로 부딫치다가 뒤바뀌었다가 옆에 적당히 틈을 두고 놓였다.




"Remaining Crevice" is a site-specific installation
placed at Banjul-Schale from April 12th to May 10th, 2015.

Created entirely out of flyers given out in the city and recycled papers,
the assemblage of small, loudly colorful pieces re-create
the landscape of Seoul that is now hidden behind busy skyscrapers.















IN YOUR SHOES

@ W STAGE, SEOUL, Korea




2015. 6. 17.
화쟁문화아카데미에서 주최한 경청프로젝트 퍼포먼스
with 이선화 (performance), 김종형 (Music)



역지사지 영어 표현인 be in someone's shoes에서 착안하여
타인의 신발을 신어보는 행위를 합니다.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이들과 대면합니다. 
만나서 부딪치며 알아가는 동안 잘 맞는 점,
안 맞는 점들을 발견해가며 크고 작은 갈등 속에서 서로를 알아 갑니다.
그러한 일련의 과정이 쌓이면서 관계망도 넓혀집니다.

많은 사람들을 알아가고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게 될 때,
그들과 관계하는 나 자신을 문득 다시 발견하곤 합니다.

나는 나이기도 하고 타인이기도 합니다.
타인은 그이기도 하고 나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갈등을 동반한 크고 작은 깨달음 속에서
이해해가하며 함께 사는 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활짝고개 Blooming Hill

@ Old Animal Laboratory, SEOUL Innovation Park, Korea










우리는 저마다의 박스 안에 있다.
어디서 살고 있건,
어디서 삶을 멈추었건,
우리 모두는
각각
어느 정도껏 기억되어
숨쉬는 이들 속에서 잠시잠시
피어난다.







구.동물실험실의 뒷문으로 떠났을 혼령들을 생각하며
생명의 끝에서 시작을 찾는 공간을 마련한다.
죽음으로 귀결되는 생을 담았을 박스 안에서 생명을 키워내는 공간.

뒷문으로 향하는 내리막에는 흰 박스로 만들어진 언덕이 있고 그 박스 안에서 식물이 고개를 내민다.
그 언덕이 드리우는 큰 나무 그림자 속에서 사람의 손이 부지런히 종이를 접어 마우스, 랫드, 토끼, 기니픽을 불러온다.
이 공간에 들어오는 이들은 손으로 분무기 방아쇠를 당기며 박스 속 식물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Commemorating the animals that died at the old Animal Laboratory,
the installation creates a space where the end of life meets the beginning of life.
Along the downslope towards the back door, lies a hill made of white origami boxes, in which plants sprout.
In the shade projected by the hill -in the shape of a tree shadow-
human hands busily fold white papers, calling in mice, rats, rabbits and guinea pigs.
Those that come to the Blooming Hill pull the trigger,
spraying water and infusing life into the box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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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窓)에 맺힌 사람들, 그 풍경  Over the windows

@ EunAm Museum of Art, Gwangju, Korea












개미가 날라다 준 쌀을 먹고 만든 마을에는 
개미 수만큼이나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가 있었다.  

경양로 일본집을 에워싼 건물들 사잇길을 거닐자니 
창너머로 경양방죽 매운 땅을 수도 없이 밟았을 사람들이 보이고 그들의 생활이 보였다. 
설화를 공부하고 역사를 이해하려고 해도 
외지인인 나는 경양마을을 창너머로만 보는 것일 뿐이었다.

창에 맺힌 쌀 한 톨, 눈빛 하나, 한 땀 한 땀 수놓는 동안 
나의 눈은 세월 묻은 모습들을 향하고 나의 귀는 그들의 이야기에 향했다.




   






In the village made with the help of ants, there are a myriad of minuscule stories.
As I walked along the path between the old houses, 
people who have countlessly walked over the Gyeongyang Dike
came into sight through window screens. 

Despite the rigorous study of the village tale 
-of ants delivering a mountain of rice to feed the starving workers of the dike construction- 
as well as the history, a stranger can only go so close to others’ stories, 
only to look through the window. 

My eyes observed the aging looks and my ears embraced the village stories, 
as I embroidered each grain of rice, lively eyes and strains of hair projected on the window screen.




      










청. 동. 용. ( 聽. 動. 龍. )    Listening. Moving. Dragon

@ Gwangju Cultural Foundation, Korea





광주문화재단에서 주최한 공간스토리두잉 청년작가 공모전
대상 수상  GRAND PRIZE

with  K. E. KRAYNAK









<청.동.용.>은 광주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훑는다.

빛고을시민문화관 주변 이곳저곳에 <추억 + 소망 수집소> 이동식 부스를 차려,
다양한 연령대의 광주인들의 추억과 소망을 수집했다.

이야기들은 손 모양의 용비늘에 담겼고,
지나간 추억과 다가오는 새해에 대한 소망을 기원하는 시민들의 손이 모여
영물이 용천하는 모습으로 거듭났다.

빛고을시민문화관 3층의 기다란 공간 한쪽 끝에서 다른 끝으로 이어지는,
빛을 반사하는 비늘들로 인해 자칫 무겁고 딱딱하게 느껴지는 복도 벽에 이따금 빛의 상이 드리워진다.
굽이굽이 흘러온 광주의 역사를 생각하게 하며, 동시에 새로운 시작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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